2010년 8월 1일 일요일

정운찬

"제가 생각했던 일을 이루어내기에 10개월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았고,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은 너무 험난했다"

 

그가 총리자리에 들어설 때 무엇을 생각했는지 알수가 없다. 어떤 일을 이루려했는지 알 수가 없다. 과연 그가 10개월 재직기간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이야기하지 않았던 어떤 정책, 경제학자로서 평소갖고 있었던 소신을 개진한 적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이른바 친서민정책은 이명박이 이야기하니 따라 한 것이지, 그가 스스로 꺼낸 것 같지 않다. 4대강 삽질이 과연 그의 소신과 부합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자리를 위해서 소신을 버린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소신이 없었던 것인지 알수가 없다. 그가 들어가서 이명박 정부의 소통능력을 얼마나 더 제고시켰는지, 수구세력과 거리를 두는데 어느정도 성공했는지 알수가 없다.  

 

그는 어차피 세종시 문제해결을 위한 정권의 충청도 민심달래기 해결사 역할을 하러 들어갔다. 세종시 문제가 원점으로 갔으니 그의 역할을 끝난 것이다.

 

그래도 총리한번 했으니 가문의 영광이 아니냐고 할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이 과연 자리를 위해 사는 존재인가? 그가 과연 지금까지의 인생의 결산이 소신과 평소의 입장을 굽혀서라도 총리자리 한번 하는 것이었나? 그렇다면 인생이 너무 초라하지 않나? 청문회 과정에서 그의 매끈하지 못한 처신이 너무 많이 폭로되었다. 그는 학자로서의 이미지를 완전히 구길 정도로 이 정부의 정책에 순응하였다. 얻은 것은 자리이지만, 잃은 것은 그의 학자, 지식인으로서의 자존심과 존재감이었다.

 

한국의 정치지형이 험난하다는 것을 총리가 되고서 알았다면 우스운 일이 아닌가? 아직 한국 정치는 소신있는 사람이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페어플레이 원칙이 작동하는 곳이 아니다. 그걸 이제 알았다는 말인가? 아니면 어느정도는 알았지만, 자리에 집착하다보니 그것이 보이지 않았다는 말인가?

 

본인은 자신의 역할이 컸다고 자찬하면서 떠났을지 모르나 내가 보이게는 이명박 정부의 불쏘시개 역할하다가 용도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총장까지한 지식인이 이렇게 살아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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