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7일 금요일

김태호

나는 그를 한번 만났다. 2006년 진실위 상임위원 자격으로 송기인 위원장님(신부님)과 함께 경남도지사실에서였다. 진실위 홍보를 부탁하기 위해 당시 나는 전국 시도지사를 방문하던 중이었다. 만난 시간은 30분 정도였는데, 젊은 사람이 일찍 출세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기억나는 것은 도지사 사무실에 대단히 화려하고 집기도 으리으리해서 서울의 중앙부처 장관 사무실 ( 내가 가본 것은 행안부 장관 사무실 밖에 없었지만) 은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시도지사 중 꼭 그의 사무실만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어쨋든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고나서 조선시대 지방관들이 연상되었다. 지역의 토호들과 유착하여 온갖 이권을 누리던 지방관들의 위세는 당시에도 아마 왕의 권력 저리가라였을턴데, 그의 관사에서 받았던 인상도 그것이다. 명색이 장관급인 진실위 송기인위원장이 초라해보였다. 민주화, 정권교체의 성과로 만들어진 진실위원회의 힘은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구나. 뭐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무었을 바꾸었나" ,  "노무현 정부는 토착 지방권력이 지배하는 세상 위에 떠 있는 작은 기름 방울이구나" 이런 생각도 한 것도 그의 사무실을 방문 한 후였다. 

 

그가 경남도지사 재직시절 자기 부인에게 관용차를 쓰게 하고 도청 일하는 사람을 집에서 도우미로 썼다고 한다. 서울 중앙부처에서도 90년대 초까지는 그랬다. 아마 그 보다 더한 일도 있었을 것이다. 부하 직원을 자신의 수족처럼 사적인 일에 부리는 것은 총수가 황제에 가까운 대기업에서는 다반사일 것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한국문화의 탓이라 변명할 수도 있지만, 상하 간의 권력배분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즉 그의 행태는 90년대 초 이전 우리 나라 장차관들의 행태, 현재 일부 기업에서의 행태 바로 그것이다.

내가 이전 글에서 그의 생각은 70대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 점에서 그의 행동과 생각은 대체로 일관되어 있다. 그는 70대의 이강두 의원에게 정치를 배웠고, 70대의 정서가 지배하는 경상도 농촌지역 거창에서 군수를 했다.

 

나는 그의 거짓말 퍼레이드도 문제이지만, 부인 관용차 사용 건과 직원 가사 도우미 건 이것만으로도 그가 총리에서 낙마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절대권력의 단맛을 어린 나이에 맛본,

시대를 20년 뒤쳐져 가는 사람이 일국의 총리가 된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일국의 총리가 된다 ?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이 일국의 총리가 된다?

정치기술 외에 어떤 가치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이 일국의 총리가 된다?

 

이 정도는 문제도 안된다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는 그들의 최종 판단과 결정을 한번 지켜보자.

그들이 어디까지 이 국가를 망가지게 하는지 눈을 크게뜨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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