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9일 목요일

미군의 이라크 철수, 미군은 무엇을 남겼나?

미군의 마지막 전투여단이 이라크에서 떠났다. 이제 5만명의 남은 미군은 주로 지체 방어, 이라크 보안군 훈련, 자문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다. 남은 군인들 대부분도 오바마의 철군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철수할 것이다. 지난 7년 옹안 4,415명의 미군이 사망했고, 아마도 수만 혹은 10만명 이상의 이라크 민간인들이 전투 관련, 혹은 테러로 희생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역사 적 시점에 미국의 언론들은 미국이 무엇을 목표로 이라크를 침략했으며, 그 목표가 어느정도 성취되었는지에 대해 얼버무리고 있다. 즉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대량살상무기를 명분으로 했지만, 실제로는 후세인 제거와 친미정부 수립이라는 실질적인 목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면 후자의 실질적인 침략 목적, 즉 이라크에 이른바 '민주정부'를 세우기 위한 목표는 어느정도 성취되었는가? 오바마의 철군은 이제 이라크 보안군이 자체 방어를 할 능력을 갖추고 있고, 선거가 실시되어 자체의 정부가 수립되었기 때문에 미군이 철수해도 무방하다고 보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선거를 치른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대로 정부를 구성하지못하고 있으며, 미국 자신이 실토하듯히 이라크는 통치자와 피치자 간에 심각한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으며, 엘리트들 사이에서도 거의 합의의 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 종족간의 갈등은 폭발직전의 뇌관이다. 이라크 보안군의 훈련상황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고, 이라크 국민들은 전력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전력부족 상황은 후세인 치하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라크는 군사적으로 미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자체의 공군력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지상군을 제외하고는 군사적으로 미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5,000명의 미 대체러 특별부대의 지원없이는 테러에 대해 거의 대처할 수 없다. 독자적인 작전권은 물론 갖고 있지 않다. 미군은 수치상으로는 철수하겠지만, 내용적으로는 아마도 한반도에 주둔한 기간 이상으로 이라크에 주둔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군사상의 사실은 경제적인 현실과 동전의 양면이다. 이라크는 신자유주의의 교과서다. 이라크의 모든 산업은 완전히 사유화되어 미국 자본이 100% 투자, 100% 과실 송금이 가능하다. 최근의 진척상황을 잘 알수는 없으나, 미국과의 관계에서 군사적 주권이 없기 때문에 경제적 주권을 발휘할 수 없다. 한국과 이라크 간의 석유개발 계약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미군의 임무도 주로 이라크에 거주하는 미국 기업측 거래자들 보호에 치중할 것이고, 그들의 활동이야말로 미국이 이라크에서 무엇을 얻으려하는지 가장 잘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지난 7년 동안 미군의 앞잡이 노릇을 한 이라크 사람까지 미군이 보호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향후 이라크에서 테러는 주로 보안군, 미국인 사기업 거래자들, 이라크의 친미파를 주로 타겟으로 할 것이고, 미군의 임무는 이라크 보안군과 이라크 정부가 미국인과 친미파 이라크인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다. 향후 이라크는 테러와 갈등으로 신음하게 될 것이고, 미국은 그것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1945년 이후 구식민주의의 형식적인 철수 이후 여러나라들이 부딪쳤던 상황들과 무엇이 다른가?

 

이라크는 21세기판 미국 패권주의의 실험장이자 식민지근대화론의 실험장이고 민주주의의 실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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