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두 건의 정보 공개 조치로 온 사회가 시끄럽다. 하나는 위키리크(Wikileaks)라는 정보공개 단체가 공개한 아프칸 전쟁 6년동안의 기밀 문서들이고 또 하나는 얼마전 작고한 진보적 역사학자 하워드 진(Howard Zinn)에 대한 FBI의 사찰기록이다. 전자의 경우 파키스탄과 텔레반의 연계, 공중폭격에 의한 민간인 살상 등의 알려지지 않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후자에는 1950년후 하워드 진이 공산당에 가입하거나 관계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전자의 기록에 대해 미 정부는 그 가치를 폄하하고 있을 뿐더러 지휘관의 이름과 활동이 완전히 공개되어 이들의 생명이 위태롭게 되었다고 극도의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보공개를 계기로 미국의 아프칸 전쟁 전략, 특히 철수계획과 관련된 중요한 정책에 대한 청사진과 방향을 분명히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즉 이 정보가 비록 1급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실제 아프칸 전쟁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복잡하고 미국인들에게 그 전쟁의 성과를 설득해야하는 중대한 과제를 부여한 점이 있다.
후자의 기록은 공개를 요청한 측의 의도를 잘 알 수 없으나, 보수적인 인사들은 거 봐라 하는 식으로 진의 그 동안의 성과와 명성을 폄하하면서 이데올로기 공세를 펴고 있는 반면, 진보적인 인사들은 1949년부터 일개 학자인 진을 매우 위험한 인물로 간주하고 죽을 때까지 사찰한 미 정보당국의 섬뜩한 활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어쨋든 이 두 사건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거의 이름만 존재하는 정보공개법을 새로 개정하고, 민간차원에서 정보를 운동의 중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예 정보공개만 전문적으로 하는 운동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현대사는 너무 어두운 구석이 많고, 국민들의 무지를 활용해서 과거 독재정권이 유지되어 왔을 뿐더러 그러한 행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민주주의의 활성화를 위해 정보의 공개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전문성이 제고되어야 하고, 하나의 주제를 계속 추적하는 감시집단이 있어야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