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위의 상지대 김문기 구재단 복귀 결정은 한국 이른바 '보수세력'의 바닥, 그들의 적나라한 맨얼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애초 사분위는 구재단 측 인사 중 김문기와 그의 아들, 그의 비서, 그리고 그들의 측근으로 구성된 5인을 추천했다가 반발이 너무 거세자 김문기 당사자를 제외한 4인을 추천하였다. 그리고 이 결정을 학교를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그럴듯한 논리로 포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것을 진보와 보수의 싸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보수 언론들조차 정당화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낮뜨워서 그냥 짧게 처리하고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사분위가 구재단을 복귀시킨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교육비리 전과자인 김문기에게 장물을 돌려주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알려진 사실이자만 김문기는 상지대학의 원래 소유주가 아니다. 그는 지역유지 원흥묵이 설립한 애초의 청암학원의 관선이사였던 김문기가 정치적 커넥션을 활용해서 자신의 것으로 탈취한 다음, 정관을 변경하여 상지학원으로 새롭게 정관을 변경한 것이다. 김문기는 문서를 조작하여 자신이 설립자인양 하였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하였다.
즉 김문기는 상지대학의 설립자가 아니다. 그는 상지대학을 자신의 소유물로 만든다음 부정입학, 토지투기, 족벌경영, 이사회 조작 등 할 수 있는 사학비리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었다. 그 결과 김영삼 정권 하 그가 구속되어 학교에서 추방당했다. 그 이후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되어 오면서 상지대학은 완전히 정상화되었다. 진보세력이 보수세력을 대신한 것이 아니라, 비리재단을 추방한 다음 정상화시켜온 온 것이 지난 17년의 상지대학의 역사였다.
그런 그를 북귀시킨 일등공신은 법원이다. 법원은 관선이사가 정이사를 추천할 수 없다는 판결과 사학법인 설립자의 재산권을 인정하는 편결을 내렸다. 그래서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에 제동을 걸고 구 비리재단이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었다.
두번째의 공로자는 교육부다. 교육부는 암암리에 재단은 원 소유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부패사학 시절 교육부와 사학부의 밀월과 유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입장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교육부는 자신의 손으로 피를 뭍이지 않기 위해 사분위를 만들었다. 사분위에서 조정을 해서 이사를 추천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서 이 사분위의 구성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들은 구재단과 유착을 의심받고 있는 인사를 포함하여, 그 이전부터 상지대를 김문기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분쟁을 조정하는 중립적인 인사들이라기 보다는 알량한 법률지식으로 소유권 절대론을 주장하는,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좌파'에게 빼앗긴 자기 편 재산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사들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구재단 복귀가 아니다. 구재단은 학교의 소유자도 아니지만, 학교를 소유물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학교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분위 위원들에 의해 상지대의 17년 정상화의 역사는 물거품이 될 상황에 놓였다.
한국의 이른바 보수세력이 이 보다 더 천민적일 수 있겠는가?
친일 범죄자들이 반세대력을 '좌파'로 몰고 자신은 우파, 반공투사가 되는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한국의 법원, 교육부, 언론이 비리전과자들에게 학교를 다시 돌려주는 것을 정당화하면서 '재산권'을 운운하는 그런 자본주의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하며 절망스러웠습니다. 교수, 학생들 모두가 삭발투쟁으로 거부하는 모습을 보며 80년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이었어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문기가 설립자가 아니란 사실을 확인하고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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