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우선 외교가 리비아 사태에 이어 또한번의 곤경에 처했다. 중도실용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철저하게 이데올로기에 입각해온 남북관계와 외교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란은 중동국가 중 한국의 최대의 교역국이다. 현재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9.5%(47억달러)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란과 수출·입 연관을 맺고있는 기업은 가전제품관련 기업 및 중소기업등 2000곳이 넘는다. 특히 이란에서 완성차 수입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60%이상을 차지하고, 가전제품시장에서도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한국이 보유하고 있다.
또 건설부문에서는 현재 6건에 19억2000만달러 정도의 계약이 체결돼 있다. 조선분야에서는 유조선 등 대형 선박 28척이 11억달러 규모로 수주돼 있다.
정부는 이란 제재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를 줄이기 위해 이란과의 금융 거래에서 무기(武器)와 관련되지 않은 일반 상품 거래의 송금은 허용하는 방안을 미국측과 협의 중인 모양이다. 또 이란과의 무역에서 외환 결제방법을 다양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정부의 입지는 매우 좁아보인다. 대북금융제재에 동참한다고 소리높인 마당에 이란 제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명분이 약하다. 또한 천안함 사태에서 공동보조를 취한 미국에게 감사를 표시한 마당에 이란 단독제재를 압박하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게 되었다.
미 모두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한미동맹의 값비싼 댓가인 셈이다. 물론 이웃 일본도 단독제재를 검토하고 있고, EU나 호주도 미국과 보조를 같이하기 때문에 한국이 별도의 행동을 할 입지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석유를 100 퍼센트 외국에 의존하고 수출을 통해 먹고사는 한국의 입장에서 한미동맹 일변도의 외교정책은 큰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은 애초부터 바영한 사실이었다.
동맹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천국 미국은 절대로 이념에 의해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가 사실상 동맹관계가 아닌 것을 동맹이라고 말하고 싶을 때는 반드시 우리 국민들의 돈이나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해야 한다. 일본을 물리친 명나라의 은혜에 목을 메달던 조선은 청나라에게 한 방 먹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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