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31일 월요일

이집트는 1980년 이란, 1987년 한국?

이집트의 시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가 온 세계의 관심거리다.
미국과 유럽은 '질서 있는 이행' 을 촉구하고 있다. 즉 무바라크의 퇴진을 거론하지는 않으면서 시위대 행동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는 이집트 군부는 시위대에 총을 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결정적인 이해관계는 이스라엘 문제다.
미국 내에서도 공화당은 미국이 애매한 태도를 취하면서 시위대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되며 무바라크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카터 전 대통령은 무바라크가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집트가 1980년 이란혁명, 즉 이슬람 강경세력이 무바라크 이후 정국을 장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슬람형제단이 집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시위대에 대한 영향력도 크지 않을 뿐더러 이집트는 아랍권에서고 가장 도시화된 국가이고 도시 중산층이 이번 시위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1987년 한국에서 전두환 정권이 민주화 요구를 수용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결국 노태우의 재집권으로 연결된 것처럼 무바라크가 9월 선거에서 불출마 선언을 하고 온건친미세력이 선거를 통해 이라크를 장악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즉 형식적인 민주화를 통해 불만을 잠재우면서 더 안정적인 신자유주의 세력이 집권하는 것이다.

새로 임명된 부통령 슐레이만은 헌법개정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논의하자고 야당에 제안하였다. 그는 시위대의 가장 큰 물만 사항인 부패 및 실업 문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전이집트 대사인 와이즈만을 이집트에 보냈다. 그는 과감한 정치 경제 개혁 조치를 촉구하여 시위대의 저항을 잠재우도록 이집트 정부와 협의할 것이다.

이집트의 향배는 오늘 예정된 100만 명 시위대의 결집력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이미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난 이상 시위대가 뒤로 물러설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무바라크 정권 30년을 지탱시켜준 가장 큰 힘은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은 이 시위대의 힘의 여하에 따라 자신의 이해를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집트 사태를 종결시키려 할 것이다. 미국에게 이집트 문제는 곧 이스라엘 문제다. 그리고 이집트 도미노는 시리아, 수단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서 더욱 큰 골치거리다.

미국은 질서있는 이행, 즉 선거를 통한 친미정권의 수립에 매진하게 될 것이지만, 과연 이집트 시민들이 그것에 머물러있기를 원할지 아니면 더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집트 문제는 단순히 무바라크의 퇴진을 넘어선다. 그것은 최근 10년동안 추진된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한 실업과 빈곤, 엄청난 빈부격차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 시위는 여러모로 21세기 형 민주화, 즉 신자유주의 극복이 반독재 문제와 결합된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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