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의 '자스민 혁명'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23년 동안의 독재자를 풀뿌리 시민들이 추방한 것도 놀라운 일이거니와 과도정부의 인물들이 구 독재 시대의 인물로 채워진데 대한 분노가 시위를 계속하게 만들고 있다. 군부가 중립을 지킨 것이 큰 성공요인이었고, 쇼설미디어의 역할도 컸다. 이것이 과거의 민주화 운동과 다른 점은 단순히 독재, 부패 청산의 구호만 내건 것이 아니라, 21세기 신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저항 즉 광범위한 실업과 경제위기에서 촉발된 점이 크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 상당한 전염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면에서 가장 크게 폭발하여 독재자의 권력이양 약속을 이끌어냈고, 이웃 알제리, 이집트, 요르단 등지에서도 민주화 운동을 촉발시키고 있으며, 유럽의 알바니아까지 뒤흔들고 있다.
튀니지의 민주화를 비롯한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은 미국과 유럽 구제국주의 국가를 겨냥하고 있다. 우선 침략에 의한 체제전환을 기도했던 미국모델에 맞서 민중들 자신이 체제전환을 시도하는 점에서 이것은 미국에 대한 직접도전이며, 그 동안 이 독재정권을 배후에서 지지하면서 아랍권 헤게모니를 유지해온 미국과 프랑스 등의 서구 중동 정책에 대한 전면도전이다.
우리의 87년 민주화운동이 결국 노태우의 재집권과 구보수세력의 기득권 유지로 귀결된 것처럼 이 민주화의 길도 매우 험난한 도정을 거칠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유혈진압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80년대 남미와 아시아의 민주화 운동에 뒤이은 제3의 민주화 운동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이 민주화 운동이 미치는 세계사적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뒤늦은 민주화 운동 ! 그 파장은 미국의 지구적 패권을 흔들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정초하는 시작이 될지 모른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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