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9일 수요일

한국인의 철학

한국갤럽에서 책을 낸 모양이다.
흥미있는 책인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철학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나”라는 질문에는 74%가 ‘철학 관련 책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가장 관심 있는 철학 분야로는 동양철학(21%), 우리나라·동양·서양의 대표적인 철학자로는 각각 율곡 이이, 공자, 소크라테스가 꼽혔다.
다만 우리나라 철학자에 대한 질문에서는 ‘모름·무응답’이 76%나 차지했다. 가장 훌륭한 철학자로는 공자(20%), 소크라테스(18%)가 꼽혔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459552.html

철학에 대한 한국인들의 무지는 '철학함' 즉 생각할 기회를 박탈한 식민지 폭압정치와 분단 반공정치의 탓이 클 것이다. 지난 세기 한반도는 생각하는 사람, 철학하는 사람을 필요료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것은 고통과 위험만을 가져다 주었다. 동물적 본능과 욕구, 위험회피 전략이 생존의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세계 최대의 교육열과 대학진학율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철학책을 단 한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74 퍼센트나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한국사람 중에 어떤 철학가 혹은 철학자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그 정도 비율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우리는 한국사람들 중에 한국이 당면한 현실을 철학적으로 고민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필요도 없었고 기회도 없었다.

본토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었던 "정의란 무엇인가"가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좋은 책인 것은 사실이나 우리의 처지와 맥락에 서서 보편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약간은 거리가 있는 이야기들이다.

여기에는 철학으로 밥을 먹고사는 한국의 철학자들의 잘못도 매우 클 것이다. 그들은 대체로 우리가 당명한 정치경제사회 현실에서 철학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세상사람들이 위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한국 철학자들은 박정권의 유신정권을 옹호한 관변철학자 박종홍이 왜 그런 입장과 실천적 행동을 취하게 되었는지, 신남철은 왜 북으로 올라갔는지, 좀더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소개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전통철학과 기독교를 결합시킨 함석헌과 유영모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할 사람이 있을까?
수년전부터 열심히 활동하는 '우리 말로 철학하기' 모임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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