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6일 목요일

경쟁은 반드시 죽음을 가져온다.

평소 페스트 푸드를 거의 사먹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요즘 30분 배달제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피자나 치킨가게 등 자영업자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30분 배달을 약속하고 지키지 못하면 할인을 해 주는 제도인 모양이다.

한국은 OECD 국가중 자영업자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이 하지 않은 서비스를 해야 할 터인데 이러한 제도가 소비자에게는 좋은지 모르겠으나 가게 주인에게는 피말리는 경쟁이, 그리고 배달하는 청소년들을 결국 죽음으로 내몰게 된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10만여건의 산재사고 중 3만 3천 건이 오토바이 등 배달사고라고 한다.

그리고 사고의 피해자는 대부분 장래가 창창한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청년들이라고 한다. 최근 취업을 앞둔 어떤 청년이 배달사고로 목숨을 잃는 충격적인 일이 또 발생했다. 아마 늦게 배달하면 할인가격만큼 배달하는 청년들의 시급을 깍거나 하는 것 같다. 그러니 배달하는 입장에서는 사고를 무릎쓰고 달릴수 밖에 없고, 그것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다는 이야기다.

죽기살기의 경쟁에서 실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사업자가 아니라 바로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청년들이다. 오늘의 고단한 청춘은 이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이렇게 병들어가고 있고 죽어가고 있다. 사업자 탓만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를 붕괴시킨 대기업의 탐욕,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긴 이 시장근본주의와 그것을 금과옥조로 받아들이는 경제관료들이나 이 사회의 지배층에게 탓을 돌려야 할 터이다.

같은 또래 청년들이 이렇게 죽어가는데, 이런 문제를 외면하고 자신은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청년들도 안타깝다.
그러나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을 것이다. 나의 편리함은 누구의 죽음을 가져온다는 사실도 생각해 봐야 한다.

좀더 불편하게, 그러나 인간적으로 살 수는 없을까?
우리 모두의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