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6일 수요일

학업성취도는 계층문제

모두가 아는 사실을 자료가 다시 입증해 주었다.

서울시내 251개 초·중·고생 7887명을 대상으로 조사 연구한 결과를 담은 < 서울시 학교교육격차에 대한 다층모형 분석 > 논문에서 "학교 격차의 대부분은 부모의 소득·교육수준 등 학교 외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부모의 수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분석 결과 초등학교에서는 학업성취도 상위권 학교(상위 30%·수학성적 기준)의 학부모 평균소득이 월 634만4000원인 데 비해, 하위권 학교(하위 30%)의 학부모 평균소득은 월 413만7000원이었다. 중학교의 경우 상위권 학교의 부모 평균소득이 644만4000원인 반면, 하위권 학교는 384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가정환경에 따른 학업성취도 차이는 상급학교로 갈수록 더욱 뚜렷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권 학교와 하위권 학교의 평균 가구소득 차이는 초등학교 때 220만7000원에서 중학교 259만8000원, 고등학교 316만6000원으로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12&newsid=20110126220811571&p=khan

요컨데 A라는 학생이 ㄱ 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ㄴ 학교를 간다고 하더라도, 그의 성적이 향상될 확률은 그의 부모의 경제력을 넘어설 수 없다는 이야기다. 부모의 소득이 높다고 해서 물론 아이들이 무조건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특정학교 학생들의 진학률과 성적이 높은 것은 학생 개인이 ( 그의 부모가) 그럴 조건이 되기 때문이지, 학교가 잘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간단한 상식은 학교교사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 관료나 이 정부는 그것을 모른채 하고 있다. 그러면서 학교만 족치고 있다.

자사고가 대세가 되면 학부모들은 어떻게 하든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자사고에 아이들을 보내려 한다. 그러면 일반고가 이제 슬럼이 된다. 즉 공교육은 붕괴되고 자사고가 평균이 되어, 학부모들은 등록금미 몇 배 비싼 자사고에 아이들을 보내려 한다. 지금 그게 이 나라의 교육현실이다. 일반고의 교육은 붕괴되고 있다. 학교 부적응자, 학업성취도가 높지 않은 학생들은 설자리가 없다. 도대체 모든 아이들이 영수국을 잘해야 한다는 이 어거니 논리가 교육학 이론의 어디에 존재하는가? 교육을 경제의 논리로 보고 교육을 경쟁으로만 보는 이 비뚤어진 교육철학이 청산되지 않고서는 한국 교육의 미래는 암담할 따름이다.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극구 칭찬했다고 한다. 아이들 공부시킬 의지가 없는 미국의 중하층 학부모들을 생각하면 한국의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찬탄할만한 점이 있다. 그것이 한국의 큰 자산인 것은 맞다.
그러나 오로지 이기주의에 가득찬 출세지행의 교육열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그는 모른다. 그러니 그에게는 한국의 좋은 점만 보이는 셈이다.

학업성취, 즉 영수국 실력향상이 곧 교육의 성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라.
계층이 학업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되었고, 이제 가난한 아이들이 공부할 잘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안정하라.학교간 무한경쟁은 아이들과 교사들을 죽이는 일이라는 점을 인정하라.
문제의 해법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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