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0일 월요일

왜 전경구타가 계속되는가?

전경 구타로 백혈병 걸려 사망한 어머니의 호소가 전국을 울리고 있다.
시퍼런 젊음을 누려야할 사랑하는 아들을 보낸 어머니의 슬픔을 과연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 것인가?
중대장 17명을 입건한들, 그들을 감옥에 보내서 중형을 구형한 들 슬픔과 원한이 풀릴까?
그리고 미래에는 이런 슬픔이 더이상 없어질까?

민주화이후에도 연례행사처럼 나온 이 구타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군대 제대한지 거의 30년이 가까와오는 내가 봐도 이런 나라에 자식을 맡겨야하는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나도 물론 군대에서 많은 구타를 당했다. 그 굴욕감과 비참함, 무력감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대다수 한국 남성들은 그러한 굴욕체험을 한 사람들이다. 그 트라우마가 가정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 그러니 힘이있는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대가지 않으려 하고 자식을 군대 보내지 않으려 한다.

민주화 이후에도 군대에서 구타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특히 전경부태에서 구타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해서 한국 군대는 철학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데모를 진압하는 국방의 의무는 더욱 그렇다. 국방의 의무는 강요된 것이고 누구도 그것을 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철학과 정신이 없는 군대는 요령과 면피밖에 없다. 상관이 그런 사람들이니 사병이 그것을 모를리 없다. 그러니 요령을 피는 사병에는 폭력 외의 통제 수단이 없다. 나는 군 시절 애국심과 도덕적 정신으로 무장한 장교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불행히도 한 사람도 못만났다. 물론 나의 경험의 한계가 이을 것이다.

상관의 묵인이다. 겉으로는 구타근절을 외치고 구타를 막기 위해 온갖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는 이유는 군기를 잡기 이해서는 적당히 부하들을 두들겨 패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교들은 알면서 묵인을 한다. 즉 자신이 편하고 자신이 문책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하들이 잘 움직여줘야 하고 철학이 없는 군대에서 사병들을 잘 움직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구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출세와 면피를 위한 상관의 묵인이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

전경제도 자체의 문제다. 좀더 근본적으로 말하면 우리사회의 불만세력, 비판세력을 설득할 수 없는 정부의 한계는 집단 시위와 항의를 만연시키고, 따라서 막대한 규모의 전경부대를 유지하도록 만든다. 정치권력이 국민의 신망을 받는다면 시위나 데모 자체가 거의 사라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경이라는 것 자체가 필요가 없어진다. 즉 정치권력의 불안정, 정권의 취약한 도덕적 기반이 전경부대를 유지하게 만들고 그것이 결국 이러한 비극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다. 갈등유지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극히 개인주의하되고 개성이 강한 젊은이들의 문화가 이미 확산된 나라에서 전근대적인 규율체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의 모순이다. 이른바 군대 부적응 사병은 갈수록 많아진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불가피한 추세다. 그런데 군대나 전경부대의 규율은 여전히 군사독재 시절이다. 데모진압을 위해 전경부대의 적절한 규율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요즘 젊은이들의 문화에 맞게 완전히 재구축되어야 한다. 폭력을 사용해야 말을 맏는 조직, 그런 조직이 유지될 수 있을까?

마지막 한가지. 자식을 군대 보낸 부모들이 자기 자식만 편하고 안전하게 군대생활하도록 기도하고 비는 시간의 1/10이라고 할애해서 이 모순된 제도, 군인의 인권에 대해 시민으로서 참여를 해야 한다.
이 정도면 자식을 전경에 보낸 전국의 모든 부모들이 들고 일어나야할 사안이다.
그런데도 집단적 분노가 없다.
부모의 자기자식 사랑 이기주의와 낮은 인권의식이 전경 구타과 사망을 계속 지속시킨다.

댓글 1개:

  1.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181089&RIGHT_DEBATE=R11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