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3일 수요일

군 출신 중 애국자를 보고 싶다

군에 사병으로 근무하던 중 나는 진짜 반공주의자나 애국자를 만나보고 싶어했다.
그렇다면 나는 그들을 존경할 작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나는 군이 그렇게 겉으로 떠드는 국가관이 투철한 애국자,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지휘관을 2년 근무하는 동안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물론 내가 말단 부대 사병으로 근무했으니 내가 접한 장교들 수는 그리 많지 않고 나의 경험도 제한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내가 본 장교들은 거의가 승진과 출세에 목을 매단 관료들이었다.
한국의 장교 교육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진짜 반공주의자, 진짜 국가관이 투철한 장교들은 진급에서
모두 탈락했기 때문일까? 한국군대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일까?

80대 군 원로가 중요한 군 기밀을 미국에 빼돌리고 25억을 챙겼다고 한다.
이 사람이야 말로 국가보안법 위반자가 아니고 무엇인가? 국가의 기강, 국가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해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자 아닌가? 이런 자가 최고 지위까지 올라간 군대, 그 군대는 어느나라 군대일까?

그런데 대법원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지금까지 6년반 동안 재판받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자만 25건에 5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육·해·공군 본부나 방위사업청 , 합동참모본부 등에서 군수(軍需)와 정보·작전 분야를 맡다가 예편한 뒤 우리 군의 미래 전략과 이에 필요한 다양한 신무기 도입 관련 기밀들을 빼내서 돈을 챙겼다고 한다. 검찰 측 관계자는 "적발한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광범위하게 만연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닌가?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50여명 가운데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전원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등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우방에 정보를 넘겨 현실적인 위험을 초래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하하하 이럴 땐 크게 웃어야 한다. 미국 기업에 외환은행을 넘긴 경제관료들도 모두 우방 기업에게 외화유치 차원에서 기업을 념겼으니 국가에 손실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말하자는 이야기인가?
그러니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에 넘긴 사람들 한 사람도 처벌당하지 않은 것 당연한 일 아닌가?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건, 즉 미 해군 정보국에서 근무하던 재미교포 로버트 김(71·한국명 김채곤)씨는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등 대북 정보를 주미 한국대사관에 넘겼다는 이유 등으로 징역 9년에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만 미국을 짝사랑 하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군은 과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군 출신 군 원로 중 진짜 애국자를 보고싶어하는 내 생각이 지나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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