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국민 등에 칼 꽂아"
바른사회 시민회의의 입장이라고 인용했지만, 중앙일보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렇게 타이틀로 뽑았다.
"중앙일보 서민의 등에 칼 꽂아"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술자리나 사석에서 말이다. 험악한 증오감이 찬 사람이라면 무슨 말을 못하겠는가? 그러나 언론이 이렇게 거친 증오감을 그대로 표출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것은 말의 힘을 빈 폭력이고 수 많은 폭력을 부추기는 전단지와 다를 바 없다.
거친 증오감을 그대로 타이틀로 뽑은 신문, 그것은 더 이상 신문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아니 중앙일보는 이미 오래 전에 그것을 포기했는지 모른다.
참여연대의 안보리 서한은 이 정부 보다 훨씬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고민해 온 경력이 있는 시민단체의 지극히 정당한 의사표현이고, 그 원인 제공은 이 정부에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석연치 않은 설명을, 그것도 제대로 조사도 마치지 않고서 서둘러 발표하고, 그것이 국가의 입장이요 국민의 입장이니 무조건 복종하라는 논리가 이 밝은 세상에 어디 통할 수 있는가?
천안함 보고서는 이명박 정부의 보고서이지 국가의 보고서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태에 대해 책임을 가진 당사자이며 국가 안보를 소흘리하여 46명의 젊은 군인들을 저승으로 보낸 책임 주체의 하나이며, 그것 만으로도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존재이다. 이북의 침략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다가, 이북이 내려오니 적과 내통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십만 보도연맹원들을 참살한 이승만 정부의 적반하장도 이와 같았다.
그런데, 위험한 전쟁선동을 하던 중앙일보가 드디어 참여연대에 집단린치를 가하고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 참여연대 행동이 좀 과도하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곤란하다.
그러나 이 보도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바로 그 옆 면의 수경스님 관련 보도다. 이것은 완전히 사실을 180%로 뒤집은 것이다. 중앙일보는 "환경, NGO 운동 했지만 그것도 하나의 권력이었다"라고 타이틀을 뽑았다. 이것만 보면 마치 수경스님이 그 동안의 시민단체 활동에 환멸을 느껴 행방을 감춘 것으로 되어있다.
수경스님의 활동 중단은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의 충격에 의한 것이고, 이 명박 정부에 대해 마지막으로 “아무리 그래도, 민심이 천심인데 국민들의 마음이 하늘의 뜻인데 무지막지하게 할 수 있겠느냐”는 고언을 남겼다. 그는 “이 대통령은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정말 한심스러운 일이다. 대통령 밑의 사람들이 문제가 많은 것 같다”고도 했다.
수경스님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수행자로서 본연의 모습을 가겠다는 것이지, 결코 자신이 환경운동을 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완전히 자신의 입맛대로 편집하여 하나의 소설을 썼다.
메이져 신문이 사실상 전단지인 나라? 이런나라에서 공론이 , 의사소통이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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