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5일 일요일

'선진통일'론은 21세기판 북진통일론

드이어 선진이와 통일이가 만났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선진통일연합(이하 ‘선통연’)’이 오늘 6월 6일 오후 2시 여의도 63빌딩에서 창립대회를 갖는다고 한다.선통연은 선진화와 통일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국민운동의 활성화를 표방한다고 한다. 1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이 단체에는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 김진홍 두레교회목사, 박효종 서울대 교수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선통연 측은 다만 통일에 대비한 순수 국민운동 단체로, 내년 총선 및 대선과 연계된 정당색을 띠지 않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6년 전 2005년 뉴라이트가 뜰 때 필자는 교수신문(2005.4.26)에 다음과 같이 뉴라이트의 성격을 진단했다. 문장은 좀 어색한데 전화 인터뷰를 그냥 받아 적은 것이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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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력을 新세력으로 화장하는 도구 / 김동춘>
뉴라이트의 기조는 시장원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신자유주의지만, 한국의 재벌체제나 시장논리와는 맞지 않는 기업부패 문제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구보수를 비판하긴 해도 극우반공주의 요소에서 명백하게 선을 긋지 않고 있다. 또한 감세와 탈규제 정책에 대해 미국에서 보여주듯 낮은 것 같지만, 오히려 빈부격차와 저임노동자를 양산하는 점은 유럽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런 주장은 친자본·친기업의 논리를 호도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북한인권은 시민사회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야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조심스럽게 제기해야한다. 이는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뉴라이트의 주장은 북한 체제비판을 위해 인권이라는 담론을 사용하는 것으로 ‘왜 북한을 인정하느냐’라는 물음과 똑같다.한국현대사의 성공한 측면을 부각시키고 부끄러운 점을 숨기고자 하는 뉴라이트의 주장은 기억투쟁으로 올드라이트나 일본 극우파와 같은 논리다.
사회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 그 사회의 민감한 부분이나 기득권을 공격하면서 나와야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지만,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 외에 명확한 자유주의도 아니며, 강정구 교수에 대한 지지보다 다양한 입장을 용인하는 등 올드라이트와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 점에서 전망은 불투명하다.
오히려 구세력을 新세력으로 화장하는 도구로 뉴라이트가 사용되거나 아니면 권력진입을 위한 레토릭으로 갈 것 같다. 시민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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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선진과 통일이 만나서 신 보수를 제창하고 있다. 그들은 내년 대선, 총선 포석은 아니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제 통일은 그들의 담론이 되었다. 왜 진보보수 모두 분단 관리에만 신경을 쓰고, 통일문제의 급박성과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통일만이 살길이다"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의 21판이라 할만하다. 48년 통일 정부 수립을 반대하면서 단독정부를 세운 이승만은 53년 휴전반대를 제창하면서 학생들을 동원하여 휴전회담을 결사반대하였다. 걸으로는 민족주의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것은 동족의 반이 죽여도 통일만 되면 좋다는 식의 막가파식 논리였다. 그런데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이 미국과 소련이 지배하는 세계질서 하에서 그러한 논리가 성사 가능성이 없는 줄 알면서도 부르짖은 정치쇼에 가까운 것이었듯이, 선진통일론은 한반도에 드리운 미국의 강력한 이해와 중국 일본 등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한편 선진통일론은 과거 운동진영의 분단극복 통일론과도 닮아 있다. 그러나 선진통일론은 과거의 학생운동진영의 통일론과 달리 한반도에서 통일이 안되는 요인이 무엇인지 묻지 않고 있으며, 무엇을 위한 통일인지 묻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말하는 선진이 장차의 통일국가의 내용이 될 터인데, 그것은 북진통일론처럼 북한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오늘 한국의 탈법과 부정, 재벌의 무소불위의 권력행사를 문제삼지 않는 선진이다. 그들이 말하는 통일은 북한 인민들의 고통을 빨리 종식시켜야 한다는 그럴듯한 인도주의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처럼 이 남한의 천민자본주의 하에서 매일 죽어가고 있는 실업자나 청년들에 대한 일말의 관심과 대안도 없는 정치 레토릭에 불과하다.
그들이 진정성이 있다면 먼저 남한의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

어떤 조직의 성격을 알고 싶으면 레토릭보다는 그곳에 가담하는 사람을 보면 된다.
선진통일의 면면도 신보수와는 거리가 먼 구보수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친미반북반공 이상의 어떤 철학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북에 빨리 자본주의를 이식하자! 바로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이었다.

우리는 한국에서 탐욕의 논리로부터 자유로운 우익의 탄생을 고대한다. 그런데 선진통일이 그렇게 될것 같지 않다. 비교적 합리적 우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윤여준 전장관이 빠진 점도 석연치 않다.

어디 한번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자.

댓글 1개:

  1. 자본주의사회에서 국가는 자본의 활동을 보다 원활하게 만들역할을 부여받습니다. 보수가 통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중국이 북한과 경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그 흐름에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빨리 손 쓰지 않으면 북한을 흡수통일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의 발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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