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노무현 대통령 묘역 인분투척자의 정신구조

 

노 전대통령 묘역에 인분을 투척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에서 쌀가게를 한다는 사람은 유인물을 뿌리며 화장실에서 수거한 인분을 뿌렸다.

 

그가 뿌린 유인물은 "노무현 그대 무덤에 똥물을 부으며"라는 제목으로, "전교조·전공노․민주노총 같은 좌파세력들이 생성되도록 도와 청소년들의 정신을 세뇌시키고, 국가 정체성을 혼돈에 빠뜨렸으며,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고 노무현대통령 묘역 오물투척 정씨,"화장실 변 모아" - 오마이뉴스)

 

유인물까지 손수(? )작성해서 뿌리고, 대구에서 봉하마을까지 인분을 가져오는 수고로움(? )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열정은 어디서 왔을까?

 

대구의 62세의 쌀가게 주인이라는 그의 신원이 뭔가를 말해준다. 그가 말하는 논리는 조선일보의 지면에 매일 나타난 것이며, 그의 사고는 대구, 경북 지방의 60대 이상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경로당이나 술집에서 매일 나오는 이야기다. 그가 노무현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정보와 판단은 조선일보에서 온 것이며, 대구라는 지역사회가 만든 것이고, 그의 연배들과의 매일의 대화 속에서 확인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확신범이다.

 

우리는 이런 풍경을 이미 많이 보아왔다. 반탁문제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한다고 송진우를 죽이고, 이북의 빨갱이에게 동조한다고 김구를 죽인 그 무지한 청년들의 모습은 우리사회에 매우 익숙한 풍경이다. 잘못 주입된 확신은 그릇된 용기와 결합되어 어처구니 없는 반동적 행위를 낳게 된다. 자신을 고통에 빠트린 실제 책임자가 누군지 모르는채, 베트남전 학살을 보도했다고 한겨레 신문 앞에서 폭력시위를 한 고엽자 피해자들의 행동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무지한 인간들에게 용맹을 부여해 준 것은 바로 반공주의라는 광기다. 자신들의 용기있는 거사가 처벌받지 않는 것은 물론 애국적인 행위라고 착각하게 만다는 것은 바로 반공주의다. 전두환이 수백명의 민간인을 학살해도 사람들이 전두환 집 앞에서 오물투척은 물론 피켓시위도 못하는 것은 바로 우리사회에서 무엇이 허용, 격려되고 무엇이 금지되고 처벌괴는가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는 이들 무지한 인간들에게 완전히 뒤집혀진 상태로 살아있다.

 

 

 

 

 

 

 

 

 

 

 

 

 

 

댓글 1개:

  1. 선생님의 글에 깊이 공감하고 같이 우려합니다.



    이 확신에 가득찬, 무지한 이들이 저의 아버지들입니다.



    한달에 한번씩 만나 이야기할때마다 정치이야기는 피하려고 애씁니다.



    나이든 확신자들에게 자신의 무지를 인정케하는 일은 참 힘듭니다.



    그들은 믿음의 차원에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들을 어떻게 포용해야할까요.



    어떤 인간관계가 가능할까요.



    선생님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