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6일 화요일

내란음모

민동석 차관은 촛불시위를 '내란음모로 다스려야할 폭동'이라고 판단한다. 그는 촛불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피디수첩의 보도를 두고 "'자유민주주의를 먹어치우려는 계급혁명이라는 파충류의 꼬리를 보여준다"고 보았다. 이것은 지하철 광고판의 국정원이 만든  '잘 보면 보입니다'라는 파충류 그림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다. 물론 그는 국정원 직원은 아니다.

국민의 저항권 행사를 '내란음모', '폭동'이라고 보고, 졸속협상과정을 폭로한 언론보도를 '계급혁명의 파충류의  꼬리'리는 음험한 공안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 이명박에 의해 차관으로 재기용되었다.

 

민동석의 임명은 이명박의 시각을 보여준다. 언제나 그렇듯이 인사는 권력자의 의지와 시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실천이다. 즉 이명박이 민동석처럼 촛불시위를 '내란음모'로 본다는 이야기고, 언론의 비판을 '계급혁명'을 선동하는 좌파의 음모로 본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촛불시위 이후의 이명박의 국민 사과 행동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1971년 중앙정보부는 장기표, 조영래, 김근태 등 민주수호전국청년학생연맹 간부들에게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씌워 구속했다. 반정부투쟁을 조직하려던 학생들을 '내란예비음모'자로 몬 것이다. 이들이 대통령 강제하야와 혁명위원회 구성을 의도했다는 것이 죄목이었다. 학생반정부 운동을 '내란예비음모'로 몰아가는 것이 너무나 어처구니 없어서 당시 재판부의 김인중판사( 현 변호사) 는 혼자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 국민의 저항을 두려워한 박정권은 학생시위조차 내란음모로 몰아간 것이다. 학생들을 내란음모자로 몬 것은 당시의 중앙정보부였다. 중앙정보부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이다.

 

그런데 권력자가 저항하는 국민을 내란, 폭동세력으로 보는 어처구니없는 시각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촛불시위를 내란, 폭동이라고 본다면 소도 웃을 일이다. 정신병 질환자가 아니라면 언론의 대정부 비판을 계급혁명 선동이라고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람이 정말 그러한 시각을 갖고 있다면 이유는 오직 두 가지다. 자신의 행동에 그 만큼 떳떳하지 못한점이 있었기 때문에 조그만 비판에도 극히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거나, 국민의 조그마한 비판이나 저항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속이 좁거나, 전근대적이고 파시즘적 시각을 갖고 있거나이다.

 

둘 다인가? 둘 줄 하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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