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3일 금요일

직업의 자유? 전관예우?

어제 올린 글이 사라졌습니다. 이 정부 들어 국내 사이트 사찰하는 것이 아주 기분 나빠 구글에 집을 지었는데 아무래도 이 블로그 옮겨야 겠습니다. 하여튼,

판사나 검사가 옷을 벗은 후 자신의 임지였던 곳에서 변호사 개업하는 것이 헌법상의 '직업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비판한 것이었는데, 지금 국무회의 변호사법 개정안 통과로 1년 내에는 마지막 근무지에서 개업을 못하도록 되었지요?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한 이인규 변호사처럼 1년에 120억을 버는 요술이 사라질까요"라고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한국의 법조인 양성제도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나 판검사를 동일트랙( 고시제도)에서 양성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변호사를 훈련시켜온 그간의 관행( 사법연수원 제도)와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할 수 있도록 한 제도( 미국식과 독일식의 혼합? )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즉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져야할 판사나 검사가 사인으로 사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로 곧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금전적 혜택은 모두 누리되 공인으로서 책임은 지지않는 우리사회의 특수계층, 즉 법률인들의 존재와 관련된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을 고치고자 수년 동안의 논의 끝에 로스쿨을 만들었는데, 지금 로스쿨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전 제도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두 번째로 이 문제는 제가 주장한 '기업사회'로의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기업이 지배하는 세상, 즉 기업이 법률시장을 좌우하는 세상에서 이제 변호사가 기업에 고용된 마름 역활을 하고 그 댓가로 엄청난 돈을 챙기는 시대가 된 데서 기인하는 거지요. 판사나 검사는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되고, 그것을 변호사 개업 1.2 년만에 다른 사람이 평생 벌 정도의 돈을 벌어서 벌충하려는 것, 사회학적으로 말하면 지위불일치를 만회하려는 현상이기도 하지요. 이들에게 공직자로서의 본분과 책임을 다하라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도덕적인 훈계에 가까운 것 맞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는 전관예우라는 틀린 개념 써서는 안된다고 어제 주장했습니다만, 그들의 용어를 국민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오염에서 우선 벗어납시다. 권력형 부패, 공정겨래위반, 내부정보에 의한 부당 이득 취득 등의 현상을 적절하게 설명할 다른 개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임지에서 개업할 수 있는 한도를 지금 퇴직 관료들에게 적용하듯이 최소 2년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자기가 판사나 검사로서 맡았던 사건은 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자기가 기소한 사건을 변호한다는 것은 너무 엽기적인 일이지요. 이거 정말이지 양심있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이것은 직업의 자유 제한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국가가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입니다. 그래서 이런 판결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논리와 그들 재판관의 면면을 보고 싶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판사나 검사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 주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인으로서 임무를 다하도록 하고 명예로 보상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그러하듯이 판사나 검사로 가는 사람은 그 길로 자신의 인생을 걸도록 해야 합니다. 판사 검사가 미래의 직장인 기업이나 로펌을 의식하면 판결이나 기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국민재판, 재판의 국민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고, 변호사법을 위반한 변호사들에 대한 처벌을 그들의 손(대한 변호사회)에 맡겨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정당기능을 활성화하여 법률업무를 정당이 담당하고, 변호사들이 로비스트로서 역할을 하면서 그 댓가로 로펌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일을 줄여야 합니다.

하여튼 이러한 대안들은 제가 평소 깊이 고민한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에 대한 더 심도있는 국민적 토론이 있었으면 합니다.

* 모든 것을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나라, 최악의 나라, 최악의 사회입니다.
법률시장의 팽창, 로스쿨 학생들에게는 미안한 소리지만, 결코 좋은 일 아닙니다.
판사, 검사, 변호사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이것이 사회학자로서 나의 바램입니다.

댓글 1개:

  1. 모든 것을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나라, 최악의 나라, 최악의 사회입니다..동의합니다.
    법원과 병원은 멀리할수록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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