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3일 목요일

대형 로펌의 입법참여,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경향신문(2011. 3.4) 보도에 의하면 김앤장 법률사무소 같은 민간 대형 로펌이 법 조문화 등 정부 입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법제처는 3일 법·제도 선진화 차원에서 국정과제 및 주요 정부정책 관련 정부 법률안에 대해 ‘사전 법적 지원제도’를 처음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복잡한 입법 절차로 인한 정부 부처의 부담을 덜고 입안 단계부터 입법을 지원토록 한 것이다.법제처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각 부처를 대상으로 사전입법 지원을 희망하는 법률안의 수요조사를 실시, 9개 부처 25개의 법률안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통보했다. 이 가운데 환경부·국토해양부 등 5개 부처 10개 법률안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보건복지부 소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등 2개 부처 8개 법률안은 태평양 법률사무소가 담당하게 됐다. 정부법무공단은 입법 전문가가 부족 등을 이유로 입법지원 기관에서 배제됐다.


이들 민간 로펌은 향후 △법률안의 입안 지원 △부처협의·입법예고·규제심사 등 입법과정에서 법적 검토와 자문, 조문화 △국회 심의과정에서 지적된 법적 문제의 검토·자문 △외국 입법례 조사·연구 등에 대한 지원을 하게 된다. 정선태 법제처장은 “정부 입법에 대한 전문적·실질적 법적 지원을 통해 법률안의 품질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률안의 품질 개선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법률안에 누구에 의해 제출되는가 문제다. 정부 부처가 말하는 법안은 거의가 대기업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그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들 대형 로펌은 대기업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입법안을 만들 것이다. 로비가 합법화되지 않은 우리 나라 실정에서 입법 과정의 이익집단의 개입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는 큰 과제 중의 하나이기는 하다. 그러나 상당한 법률지식으로 무장하고 외국의 입법례의 정보까지 가진 이들 대형 로펌이 국회의 사무처가 해야할 입법안까지 만들어낸다면 이제 서민입법, 노동입법, 시민입법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도 이미 이들 로펌은 입법과정에 상당히 개입해 왔다. 이번의 조치는 단지 그것을 제도화, 명분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 시민단체가 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개혁입법을 만들어도, 이들 로펌들의 로비에 의해 진입도 못하고 좌절될 가능성이 커졌다.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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