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4일 목요일

미국과 나토의 리비아 개입, 참 곤란한 시험문제

미국이 리비아 공격의 작전권을 나토에게 넘기는 모양이다.
오바마가 곤란한 처지에서 빠져나오려는 것 같다. 미국의 국내 여론도 그리 좋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면 나토은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계속 공중공격을 해야할까? 그렇게 하면 가다피가 동부의 반군들을 학살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당장은 중지시킬 수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어질수도 있다.

당장 카다피가 반군진영 가담자를 대량학살할 상황이라고 한다면, 개입이 불가피한 점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99년의 코소보에 대한 나토의 공격, 1970년대 후반 캄보디아에 대한 미국의 폭격의 전례로 보면 나토와 미국의 개입은 사태를 악화시키코, 오히려 대량학살을 만연시키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반군이 승리를 해서 가다피가 사라지면 문제가 다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학살을 더 증폭시키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미국과 나토의 개입은 이중잣대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바레인이나 예멘에서 민주화세력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기에 대해서는 매우 미온적이다. 이들 나라의 현 정권의유지가 미국의 결정적 이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쨋든 서방의 리비아 개입은 그들이 아무리 부인해도 제국주의 침략의 양상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가다피의 학정이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공격에 대해 러시아, 인도, 중국, 독일 등이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공격이 침략적 성격을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들이 말하듯이 이것이 분명히 인도적 개입이라면 리비아의 반군을 끝까지 보호할 수 있는 책임성을 수반해야 하며, 일관된 잣대를 갖고 있어야 하며, 리비아 붕괴 이후의 석유이권에 대한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최선의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반대하는 국가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이 개입의 정당성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고, 리비아의 내전은 지속되고 한국처럼 분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쨋든 리비아 사태는 1945년 해방 직후,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개입을 떠올리게 만든다. 미국은 한반도를 분할점령을 하지 말았어야 했고, 일단 남한에 들어왔다면 책임을 졌어야 했다(철수를 해서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미국의 무리한 공중폭력은 북한의 남하를 저지키시는데 별로 기여하지 못했으며 수만명의 아까운 목숨만 앗아갔다. 그리고 미국이 유엔의 결의를 무시하고 38선을 넘어서 북한땅에 올라갔으면 통일을 했어야 했다.( 미국의 한반도 잘못된 개입은 수십만의 목숨과 수백만의 이산가족을 만들어냈다)

한국정부나 한국사람들은 오늘의 이 리비아 문제에 어떤 입장을 취해야할까? 우리의 집단적인 지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시험문제인 것 같다.

댓글 2개:

  1. 국가는 결국 인권이 아닌 국익지상주의로 움직이므로 우리도 결국 우리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편에 붙어야 되겠죠. 그러나 우리가 어떤 도의적 명분을 주장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역시 미국의 개입을 지지해야 (소극적으로나마)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미국의 개입으로 ('도움' 이 아니라 역시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바탕으로 한 개입이었지만) 자유민주국가를 이룬 (통일이라는 최선은 이루지 못했으나) 나라입장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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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리비아 문제는 참으로 곤혹스럽습니다. 말씀하셨듯이 보복 및 민간인 학살예방을 위한 현재 군사조치 이후의 후속조치가 마땅한 것이 없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저항세력의 리더쉽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인 듯 합니다.

    / Myungshyn님, 일국의 군사 및 정치경제적 이해로만 국한되어 있는 현재의 국익 개념은 수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이익이 없더라도 인도주의적 외교 및 개입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도 그간 한국이라는 국가를 통해서 많은 이익을 보았습니다. '미국의 은혜' 운운하며 미국의 대외정책을 지지할 이유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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