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라는 미 상원의원이 무려 8시간 동안 미 상원 회의 마이크를 잡고 의안통과저지(filibuster) 연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 모두에 자기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오래 동안 마이크를 잡고서 오바마와 공화당 당원의원의 감세정책 연장안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동료 의원들과 국민들에게 왜 자신이 이 법안을 반대하는지 최대한 설명하려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http://www.c-span.org/Watch/Media/2010/12/10/HP/A/41779/Sen+Sanders+Held+a+Tax+Cut+Filibuster.aspx
그가 부시정부에서 만들어진 부자감세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미국의 천문학적 재정적자다. 미국은 현재 1천 500억불의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세계경제의 장래에 심각한 암운을 드리울 악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오바마는 공화당과 타협하여 부자들의 감세안을 2년 연장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샌더스가 분노하고 있는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재정이 파탄상태에 있고, 또 부자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쌓아놓고 있는 데 반대, 실업자나 빈곤층의 고용보험이나 복지예산은 삭감되는 이 부도덕한 현실을 오바마와 민주당이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는 2000년 클린턴 말기까지 하더라도 재정이 흑자였으나 부시가 집권하면서부터 사상최대의 부자감세 정책을 실시하였고, 게다가 아프칸 이라크 전쟁 수행을 위해 막대한 전비를 지출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미국은 상위 1 %가 부의 90%를 독점하고 있으며, 오직 상위 0.3%만을 위한 감세안을 여전히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빌 게이츠나 위렌 버핏같은 억만장자들 자신이 오히려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매겨야 한다고 주정하는 마당에 오바마가 부자들의 저항에 지레 겁을 먹고 이러한 정책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무려 8시간이나 마이크를 잡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미국 정치에서 보기드문 사회민주주의자이다. 버지니아의 작은 도시의 시장에서 시작해서 상원의원까지 진출햇지만, 한번도 자신의 정치이념을 포기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샌더스에 대해서는 내 책 [미국의 엔진]에도 약간 언급한 적이 있다. 보수 독점의 미국 정치에서 참으로 특이한 사람이지만,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현실정치에 평생을 바쳤다는 점이 놀랍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일도 과거 부시정부와 다르지 않다. 재정적자가 400조를 넘어가고 있는데, 날치기로 자신들이 작성한 예산을 통과시키고 희희낙낙하고 있다. 부자감세와 4대강 퍼붓기 등을 통해 그들이 오늘 만들어내고 있는 재정적자가 이후 한국경제와 사회에 어떤 주름살을 만들어낼지 전혀 생각조차 없는 인간들이다.
섣부른 정치공학에 빠진 한국의 운동권 출신 국회위원들이 모두 그의 이력과 8시간 마이크를 잡고 국민들을 설득하려 한 열정과 용기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한국의 야당 정치가들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세상 탓, 노동자 탓을 하지 말고 자신이 왜 정치를 하게 되었는지 근본적으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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