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3일 금요일

강정구교수 퇴임식

어제 중앙대에서 열린 강정구 교수 퇴임식 행사에 갔었다. 퇴임식을 그가 봉직했던 동국대에서 하지 않고 중앙대에서 하게 된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는 동국대에서 직위해제된 상태에서 정년을 맞았다.

 

그런데 나는 한사람의 교수의 퇴임식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온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마 300명 정도는 족히 온 것 같았다. 정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의 유명대학 교수들의 경우 학계나 사회에 진출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 많은 제자들이 있고, 또 약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성대한 퇴임식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직위해제된 교수퇴임식에 이렇게 성황을 이룬 것은 드문일이다.  

 

강교수님 덕분에 나도 수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 거의 백여명 이상을 만났다.

 

아마 그가 평통사 등 평화통일 운동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향린교회, 비판사회학회, 민간인학살범국민위 등에서 회장, 대표 등 그 동안 여러 중요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2000년대 이후 방북시 서명 사건, 통일전쟁론 등으로 감옥에 가는 등 두번이나 수난을 당하는 일을 겪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고난의 이력을 깊이 위로하고 공감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언론의 프리즘에 의해 굴절된 그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를 대책없는 친북인사, 세상물정모르는 고지식하고 완고한 민족주의자라고  보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그는 북한,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에 대해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고지식하게 발언한 사람에 불과하다. 그가 말하듯이 냉전의 우상 속에서 그는 여전히 위험한 친북인사처럼 보일 따름이다. 물론 북한에 대해 나는 좀더 비판적이기 때문에 그는 나와 생각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족자주, 주권문제, 한미관계의 굴절, 미군주둔 등에 대한 민족문제에 대한 그의 주장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분단국가의 지식인으로 응당 제기할 수 있는 것들이다.

 

민족문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보수주의자가 많지만, 그는 가족과 학교에서도 미국서 교육받은 그 어떤 사람보다도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동국대 모 교수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교의 거의 모든 교수가 그 문제의 교수를 감쌌지만, 동료인 그와 인간적 대립까지 각오하고 피해자인 여성을 옹호했던 사람이 강정구 교수였다.

 

1988년 그가 귀국해서 산사연에서 발표회를 했을 때 그 직전에 발표한 나의 논문 ( 한국현대사 연구 1의 서문)을 인용하면서 카랑카랑하게 언급하는 것을 보고 미국서 공부한 사람이 저렇게 우리와 한국현대사에 대해 비슷한 시각을 갖는 경우도 있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후 나는 산사연 활동, 각종 학술활동을 통해 그와 수 없이 많이 만났고, 그 인연으로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범국민위를 조직할 때 그를 대표로 추대하였고, 이 일을 위해 같이 여의도 앞 시위 대열에 서서 거리를 누비기도 했다.

 

하여튼  퇴임은 자유로운 학자로 다시 출발하는 것이라는 어제의 축사도 있었지만, 이제 그가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활동하는 시간을 맞이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

 

 

 

   

 

 

댓글 1개:

  1. 강정구 교수님께서 퇴임을 하셨군요..

    그리고 그 퇴임식에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셨다는 얘긴

    희망을 보여주는 듯 하여 마음이 따스해지는 는낌입니다.



    강정구 교수님의 퇴임...

    잔잔히 축하의 마음을 전해드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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