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3일 목요일

어제 박원순- 나경원 토론을 보고

박변이 후보 토론에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 많아 어제는 졸리는 눈을 비비고
대략 다 보았다. 그 전보다는 좀 좋아진 것 같기는 하나 아쉬운 점이 여러 곳에서 보였다.
개인적인 토론자질의 측면도 있지만 참모진의 준비결여도 드러났다.

시민운동을 해온 품성 좋은 사람이니 정치권에서 약간 닳아빠진, 그리고 눈 똑바로 뜨면서 사사건건 말을 끊는 나경원과 맞대응하기에는 본인의 성격과 이력이 허락하지 않은 점도 있을 것이다.

서울대 사회계열을 법대로 바꾼 것을 도덕성 운운하는 나경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입닥치라는 식으로 강하게 나섰어야 하는데 너무 방어적으로 나갔다.

통계를 적절할 때 사용해야 하는데, 그냥 열거하는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었다.

정권심판 프레임을 강조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나경원은 자신을 한나라당과 분리시키려고 기를 썼는데
이를 더 공략했어야 했다. 나경원은 지역구 의원이고, 지역구에서 그가 뭣을 했는지를 부각시키면 갈등조정 문제, 서민문제, 복지문제 등을 집중 비판할 수 있었을덴데 그녀가 판사시절 조정 경력 등 엉뚱한 자랑으로 이 쟁점을 비켜 넘어가는 것을 방치했다. 갈등 조정은 민주당 다수인 시의원들과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을 좌지우지하는 토건세력들과 집없는 서민들, 대형 수퍼와 망해가는 자영업자들 문제인데 이 점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MBC가 설정한 순서를 약간 무시하기도 했어야 했다. 일자리 문제는 서울시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오히려 전국적인 문제고, 서울시는 주거와 복지가 핵심이다. 그런데 이 프레임에 말려서 별로 설득력없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눈에 거슬렸다. 이 경우 서울시 예산 중 토건예산 부분 축소하여 복지 등 서비스 예산 확충 등을 강조했어야 했을 것 같다. 강북의 대학과 연구 클러스터는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자신이 살아온 것을 나경원과 대비시켜서 강점을 강조했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도 소극적이었다.
이것은 시민설득의 장이 아니라, 시민에게 자신이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부각시켜 감동을 주여아하고 정치투쟁의 현장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데 그것을 잠시 망각한 것 같다.

나경원이 소포트웨어니 하면서 거짓말하는 것을 강하게 몰아부치지 못하는 것이 영 아쉬웠다.
마지막 멘트 역시 좀 부족했다. 십판과 대안을 적절히 섞어야 하는데 심판의 측면만 과도하게 부각된 점도 있었다. 외국의 성공사례 등도 적절히 인용했어야 했다.
전체적으로 박변의 준비부족도 드러났다. 철학의 부족도 감지되었다. 서울시민, 특히 3,40대가 고통받고 있는 주거문제를 강하게 부각시키지 못했고, 서민들 중 구체적 대상 즉 계층별 세대별 문제들을 집중 부각시키지 못했다.

말을 잘하고, 논쟁에 승리한다고 점수를 많이 얻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회의원 경력자인 나경원보다 시정을 잘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좀더 부각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쩔 것인가? 박변의 한계인 점도 있지만
참모들 좀 분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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