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IMF 위기 직후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기억하는가?
그 때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는가?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반대하면서 결국은 식당 아줌마 300여명를 희생시키는 타협을 했고,
노동자들은 살아남았다. 그 이야기가 '밥, 꽃, 양' 이라는 다큐로 만들어진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노조에서는 구조조정을 막았으니 선방을 했다고 평가했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약한고리의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댓가로 자신의 지위를 확보했다.
그 풍경을 바라보면서, 나는 저 사람들이 저러다 또한번의 위기와 구조조정이 오면 신자유주의 반대 운운하면서 연대와 동참을 호소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참으로 씁쓸했던 기억이었다. 다행히 한국 자동차 산업이 잘 나가게되어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는 댓가로 끊임없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 묶어주거나 양산하는 회사의 조치에 협력을 해 왔다. 현대자동차노조에는 여러 개의 이념지향적인 정파가 있다. 그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기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조합이기주의를 강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자리 문제만 닥치면 외치는 '신자유주의 반대' 구호에 노조 밖의 사람들이 감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제 그들은 자녀 정규직 취업시 가산점 달라고 한다. 회사에 대한 기여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노동운동이 타락하면 자본가들을 그대로 닮는다. 외교부 간부들이 자녀 특채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일부 대기업에서 간부들의 자녀를 편법으로 입사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요구조건이다.
아니 그들은 이제 더 이상 노동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하나의 이익집단으로 전락한 노조들 밖에는 백일이상 고공농성하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자살한 삼성의 김주현씨, 자살한 14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의 죽음과 고통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은 사실 오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조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데 누가 그들을 돌볼 것인가?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것만 챙긴다고 노동조합이 그것을 따라하면 노조는 자기 것도 못 챙긴다. 약자는 연대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 운명에 처한다. 한국의 민주노동 운동이 20년이 넘었는데 이것을 아직도 집단적 교훈으로 얻지 못한다면 노동운동은 원점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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