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발 위기가 프랑스로 번지고 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칼 등의 채무위기가 유로존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 긍긍하고 있다. 유럽 중앙은행을 비롯한 유로 존 지역의 각 나라 은행들은 모두 이들 나라에서 발행한 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나라의 채무 불이행 즉 부도사태는 유럽 전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은행이 위기에 빠진 것도 프랑스가 그리스의 국가 및 민간 차원의 엄청난 채권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프랑스나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는 그리스가 부도사태까지 가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고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달러를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포르투칼이나 아일랜드는 영국이나 독일 은행에 큰 빚을 지고 있어서 이들이 그리스와 유사한 부도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들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큰 이탈리아도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그 경우 충격은 이들 나라를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만약 유로존 지역으로 부도 위기가 확산되면 금융이나 무역거래에서 유럽과 사실상 단일 경제권인 미국에 직접 충격을 줄 것이고, 미국이 충격을 받으면 그것은 곧바로 중국에게 충격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유럽 은행과 엄청난 규모의 단기 채무관계에 있다.
어쨋든 유럽과 미국이 금융위기에 빠지면 세계 경제는 심각한 침체상태에 빠질 것이다. 이것은 전세계가 새로운 공황상태에 돌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전문가가 아니라서 이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2008년 월 스트리트발 금융위기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재정지출을 통해 봉합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위기는 또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구나 천문학적으로 쌓여가는 한국의 가계부채는 엄청난 뇌관일 수 밖에 없다. 하반기에 이자율이 높아지면 지금도 빚에 허덕이는 한국의 가계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것은 은행부실로 연결되고, 실물경제로 확산될 위험성이 크다.
로버트 라이시 교수의 지적처럼 이 위기는 근본적으로는 심각한 불평등에서 기인한다. 천문학적인 돈은 투자할 곳이 없다. 가계가 파산지경인 상태에서 구매력이 생길 수 없고, 상품과 금융은 회전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위기는 바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자초한 것이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대기업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축적되고 있으나 가계는 빈털털이다. 하우스 푸어는 지출할 여력이 없다. 중산층이 몰락하는데 어디서 구매력이 창출될 것인가? 대기업의 자녀들은 강남 지역에 앞다투어 외국의 고가 영품 매장을 만든다고 한다. 어차피 '없는 것들'은 구매력이 없으니 돈 있는 사람들의 지갑을 열자는 이야기다. 이들이 건물을 마구 사들이는 바람에 임대료가 올라서 상가는 거의 개점 휴업 상태라고 한다.
과연 자본의 탐욕은 어디까지갈까? 그러고도 위기가 오면 대마불사의 논리가 또 작동할 것이다. IMF 위기 때처럼 또다시 공적 자금 투입을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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