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5일 목요일

삼성 이건희의 복귀

이건희가 예정된 수순대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 삼성비자금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퇴진한지 2년만에, 모든 사법절차를 마치 작전하듯이 손쉽게 마무리하고 자신의 범법행위에 대한 아무런 사과도 없이, 당시 문제가 되었던 삼성 혁신안에 대한 아무런 점검 확인절차 없이, 위기론을 명분삼아 복귀했다. 언론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그의 복귀는 불가피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들은 그의 경륜과 지도력이 앞으로 삼성과 대한민국이 10년후 먹을 거리를 확보하는데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민을 먹여살린다면 기업이 법을 어겨도, 황제경영이 재개되어도, 구조본이 전횡을 해도, 총수가 모든 의사결정을 좌우해도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이건희는 복귀의 명분으로 도요타 위기를 들먹인다. 그러나 삼성의 실제 위기는 바로 이건희의 복귀 자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삼성의 장래가 이건희의 경륜과 지도력에 의존한다면, 그가 물러난 이후 삼성과 대한민국은 모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현재 김정일 일가에 의존하는 북한이 처한 위기와 동일한 것이다. '황제'의 전제는 황제의 능력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체제다. 도요타는 황제가 없어서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라,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비정규직과 계열 중소기업을 희생시키고 언론을 장악하여 비판을 막는 등 일본사회에 황제처럼 군림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지적처럼 총수의 말한마디를 신의 말씀 처럼 받들고, 무노조경영을 신앙처럼 여기고, 경영실패에 대해 책임지지도 않고, 공금을 개인 생일 치에 사용하고도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 기업문화가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될 것인가? 당장은 이건희의 복귀가 의사결정을 신속히 하고, 투자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위기는 지금부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는 삼성에게 나라운명을 맡기는 거대한 도박판에 모두가 졸이되어 동원되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삼성이 법 위에 있으면 모든 국민은 마음속으로 법을 무시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